WASC 인증이면 인가 국제학교일까?
국제학교를 알아보다 보면 자주 등장하는 표현이 있습니다.
“우리 학교는 WASC 인증학교입니다.”
이 말을 들으면 많은 학부모가 자연스럽게 이렇게 생각합니다.
“WASC 인증을 받았으니 한국에서도 공인된 국제학교겠구나.”
하지만 그렇게 판단하면 안 됩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WASC 인증과 한국 정부의 학교 인가는 서로 다른 제도입니다.
WASC 인증을 받은 학교라고 해서 자동으로 한국 정부가 인가한 국제학교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먼저 WASC란 무엇일까?
WASC는 Western Association of Schools and Colleges에서 유래한 명칭으로, 초·중등학교 분야에서는 ACS WASC(Accrediting Commission for Schools, Western Association of Schools and Colleges)가 accreditation을 담당합니다.
ACS WASC는 미국뿐 아니라 아시아·태평양·중동·유럽·아프리카 등 세계 여러 지역의 학교를 대상으로 accreditation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현재도 국제학교를 위한 별도의 accreditation 체계를 운영합니다.
WASC가 평가하는 것은 크게 말하면
“이 학교가 학생들에게 신뢰할 수 있는 교육을 제공하고 있으며 지속적으로 학교를 개선하고 있는가?”
입니다.
WASC 자체도 accreditation을 단순한 허가증이라기보다 학교 개선 과정(school improvement process)이라고 설명합니다.
따라서 WASC 인증은 학교를 평가할 때 분명 의미 있는 정보입니다.
그렇다면 ‘한국 정부 인가’는 무엇일까?
완전히 다른 질문입니다.
한국에서 학교를 운영하려면 어떤 법적 유형으로 설립되는지에 따라 관련 법률과 인가·승인 절차가 적용됩니다.
예를 들어 경제자유구역의 외국교육기관은 외국학교법인이 교육부장관의 승인을 받아 설립할 수 있도록 법률에 규정되어 있습니다.
또 외국인학교, 제주 국제학교 등도 각각 관련 법적 근거와 관리체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즉 한국 정부가 판단하는 것은
“이 기관이 한국에서 어떤 법적 학교로 설립·운영되고 있는가?”
입니다.
반면 WASC가 판단하는 것은
“이 학교의 교육과 운영이 WASC의 accreditation 기준을 충족하는가?”
입니다.
질문 자체가 다릅니다.
쉽게 비유해보면, 자동차로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어떤 자동차가 국제적인 안전성 평가에서 매우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그 평가 결과와
“한국에서 정식으로 차량 등록이 되어 있는가?”
는 다른 문제입니다.
학교도 비슷합니다.
WASC Accreditation → 학교의 교육 품질과 학교 개선 체계에 대한 국제적 인증
한국 정부의 인가·승인 → 한국에서 해당 교육기관이 어떤 법적 학교로 설립되어 있는지에 관한 문제
따라서 하나가 다른 하나를 대신할 수 없습니다.
WASC 인증을 받았는데 비인가 국제학교일 수도 있을까?
가능합니다.
WASC는 미국 국내 학교에만 accreditation을 제공하는 기관이 아닙니다. 공식적으로 세계 여러 지역의 국제학교와 협력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해외에 위치한 학교가 WASC 기준을 충족해 accreditation을 받았다는 사실과 그 학교가 소재 국가에서 어떤 법적 형태로 운영되고 있는지는 별도로 확인해야 합니다.
한국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떤 교육기관이 실제 WASC accreditation을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만으로
“교육부가 인가한 국제학교입니다.”
라고 결론 내릴 수 없습니다.
한국에서의 법적 지위는 다시 확인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WASC 인증은 중요하지 않은가?
그렇지도 않습니다.
WASC accreditation은 학교를 평가할 때 상당히 중요한 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학교가
어떤 교육 목표를 가지고 있는지
학생의 학습성과를 어떻게 평가하는지
교사와 학교 운영이 체계적인지
학교가 스스로 교육 품질을 평가하고 개선하는지
등을 외부 기관이 검토하기 때문입니다.
WASC는 accredited school을 학생 학습에 대해 신뢰할 수 있고 지속적인 개선에 헌신하는 기관이라는 의미로 설명합니다.
따라서 학부모에게 중요한 것은
“WASC냐 아니냐”
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WASC와 한국의 법적 지위를 각각 확인하는 것”입니다.
홈페이지에 WASC 로고가 있으면 인증학교일까?
반드시 그렇다고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학교 홈페이지에서 다음과 같은 표현을 볼 수 있습니다.
WASC Accredited
WASC Candidate
WASC Member
Accreditation in Progress
Seeking WASC Accreditation
이 표현들은 동일한 의미가 아닐 수 있습니다.
WASC에는 초기 accreditation을 위한 절차와 여러 accreditation status가 존재합니다.
따라서 가장 안전한 방법은 학교의 홍보자료만 보는 것이 아니라 ACS WASC 공식 정보에서 학교 이름과 현재 accreditation status를 직접 확인하는 것입니다.
“미국 교육부 인증”이라는 표현도 주의해야 합니다!
학교 홍보자료에서
“미국 교육부가 인정하는 WASC”
와 비슷한 표현을 볼 때도 문장의 의미를 정확히 살펴봐야 합니다.
미국의 accreditation 제도와 한국의 학교 인가 제도는 구조가 다릅니다.
특히 미국에서 사용되는 accreditation이라는 용어를 한국의 교육부 설립인가와 동일한 개념으로 번역하면 학부모가 오해하기 쉽습니다.
따라서 다음 두 문장을 구별해야 합니다.
“이 학교는 WASC의 accreditation을 받았습니다.”
와
“이 학교는 한국 교육당국이 정식 학교로 인가·승인한 학교입니다.”
는 전혀 다른 사실을 말하고 있습니다.
학교를 확인할 때는 이렇게 보자
국제학교를 알아볼 때는 인증 하나만 확인하지 말고 다음 네 단계를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첫째, 한국에서의 법적 지위
외국교육기관인지, 외국인학교인지, 제주 국제학교인지, 대안교육기관인지, 혹은 다른 형태의 교육시설인지 확인합니다.
둘째, 해외 Accreditation
WASC, Cognia, MSA 등 어떤 기관의 어떤 인증을 가지고 있는지 확인합니다.
셋째, 교육과정 인증
IB World School인지, AP 과목을 운영하는지, Cambridge 교육과정을 사용하는지 등을 별도로 확인합니다.
넷째, 졸업장과 학력
졸업장은 어느 기관 명의로 나오며 그 졸업장이 한국과 해외에서 각각 어떻게 처리되는지를 확인합니다.
이 네 가지는 서로 연결되어 있지만 동일한 개념이 아닙니다.
결론
WASC 인증은 한국 정부의 국제학교 인가를 의미하지 않습니다.
WASC는 학교의 교육 품질과 개선 시스템을 평가하는 accreditation이고, 한국 정부의 인가·승인은 한국에서 해당 교육기관이 어떤 법적 학교로 존재하는지에 관한 문제입니다.
따라서
WASC 인증학교 = 한국의 인가 국제학교
라는 공식은 성립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반대로
WASC 인증은 아무 의미가 없다
는 것도 틀린 설명입니다.
국제학교를 제대로 판단하려면 가장 좋은 방법은 한국 법적 지위와 해외 accreditation을 두 개의 별도 항목으로 확인하는 것입니다.
학교를 알아볼 때 가장 먼저 물어볼 질문도 그래서 달라집니다.
“WASC 인증인가요?”
에서 끝내지 말고,
“한국에서 이 학교의 법적 지위는 무엇이며, WASC의 현재 accreditation status는 무엇인가요?”
라고 묻는 것이 훨씬 정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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